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솔직히 이건 예상 밖이었습니다. 나스닥 ETF 비중을 높여두고 뿌듯해하던 제 계좌가 올해 초부터 속절없이 녹아내리는 동안, 오히려 그동안 "수익률이 너무 낮다"며 외면했던 SCHD가 조용히 제 역할을 해내고 있었습니다. 배당 성장주 ETF로 잘 알려진 SCHD가 3년 만에 반등에 성공하면서, 포트폴리오 분산의 이유와 혼합형 ETF를 고를 때 반드시 확인해야 할 채권 종류까지 다시 생각해보게 됐습니다.
3년 부진 끝에 반등한 SCHD, 제가 외면했던 이유
저도 처음엔 SCHD를 그냥 "배당이나 받으려는 사람들 ETF" 정도로 여겼습니다. 매달 꾸준히 나스닥 ETF와 우량 기술주를 모아가며 계좌 앞자리가 바뀌는 걸 보던 시절에는, 배당수익률 3~4%짜리 ETF가 성에 찰 리 없었습니다. 그런데 올해 들어 AI 관련주가 연일 고전하고 시장을 주도하던 대형 기술주들이 흔들리면서, 생각이 달라지기 시작했습니다.
SCHD는 다우존스 미국 배당 100 지수(Dow Jones U.S. Dividend 100 Index)를 추종하는 ETF입니다. 여기서 배당 성장주 ETF란, 단순히 배당을 많이 주는 고배당주가 아니라 배당을 꾸준히 늘려온 우량 기업들을 담은 ETF를 의미합니다. 기술주 비중이 낮고 금융·헬스케어·생활소비재 같은 경기 방어 섹터 비중이 높다는 게 핵심입니다.
2023년부터 2025년 초까지 SCHD는 S&P 500 대비 확연히 부진한 흐름을 보였고, 에너지 섹터 부진이 그 주요 원인 중 하나였습니다. 그러다 올해 트럼프 대통령 당선 이후 에너지 섹터가 살아나면서 SCHD도 3년 만에 반등에 성공했습니다. 한 가지 부진 요인이 해소되자 오랫동안 억눌렸던 가치가 드러난 셈입니다. 제 경험상 이런 섹터 순환(sector rotation)이 일어날 때, 즉 한 섹터에서 다른 섹터로 자금이 대거 이동할 때 포트폴리오 내 분산이 얼마나 중요한지 새삼 실감하게 됩니다.
서학개미, 즉 미국 주식에 직접 투자하는 국내 개인 투자자들 사이에서 SCHD의 인기는 특히 눈에 띕니다. 서학개미 보유 종목을 보면 테슬라, 엔비디아, QQQ 같은 성장주와 레버리지 ETF가 줄을 서 있는데, 그 사이에서 SCHD가 유일한 배당 성장주 ETF로 자리 잡고 있고 보유액만 5.1조 원에 달합니다(출처: 금융투자협회). 국내 상장된 SCHD 기초지수 추종 ETF들을 모두 합하면 6.9조 원 규모입니다. 성장주 일색인 서학개미 포트폴리오에서 SCHD가 유독 많이 담기는 이유, 올해 시장을 보고 나서야 조금은 이해가 됐습니다.
- SCHD는 배당수익률 자체보다 IT 비중이 낮고 경기 방어 섹터 비중이 높다는 점이 분산 효과의 핵심
- 대형 기술주 약세 → 나머지 섹터 순환매 구간에서 SCHD가 포트폴리오를 지탱하는 역할을 함
- 반대로 나스닥·S&P 500이 급반등하는 구간에서는 SCHD가 상대적으로 부진한 흐름을 보임
- 이 비대칭 구조 때문에 공격적인 투자자도 배당 성장주를 포트폴리오의 5~10% 수준으로 담는 것이 합리적
혼합형 ETF의 함정, 채권 종류가 수익을 가른다
제가 직접 혼합형 ETF를 들여다보기 전까지는 "채권이 절반 섞였으니 변동성이 낮겠다"고 막연히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국내에 상장된 SCHD 관련 ETF들 중 유독 한 종목만 부진한 것을 확인하고 나서, 생각이 완전히 바뀌었습니다.
'SOL 미국배당미국채혼합50'이 바로 그 주인공입니다. SCHD 기초지수를 추종하는 주식 50%에 채권 50%를 혼합한 구조인데, 문제는 이 채권 포트폴리오에 미국 10년물 국채, 즉 장기채가 담겨 있다는 점입니다. 여기서 듀레이션(duration)이라는 개념을 짚고 넘어갈 필요가 있습니다. 듀레이션이란 채권의 금리 민감도를 나타내는 지표로, 듀레이션이 길수록 금리 변화에 따라 채권 가격이 더 크게 움직입니다. 쉽게 말해 10년물 국채처럼 만기가 긴 장기채는 금리가 조금만 올라도 가격이 큰 폭으로 떨어질 수 있습니다.
올해 미국 장기 금리(10년물 국채 금리)는 크게 올랐고, 그 결과 장기채 가격은 반대로 폭락했습니다. 여기에 환차손까지 더해지면서 국내 상장 미국 10년 국채 ETF들은 이중고를 겪었습니다(출처: 한국거래소). SOL 미국배당미국채혼합50도 마찬가지였습니다. 주식 절반이 선방해줬음에도, 채권 절반이 그 성과를 깎아먹는 구조가 됐습니다.
퇴직연금 계좌에서는 혼합형 ETF 수요가 늘어나면서 국내외 주식과 단기채를 조합한 다양한 상품이 나와 있습니다. 단기채(단기 국공채)는 만기가 짧아 금리 변동에 따른 가격 변화가 작고, 상대적으로 안정적입니다. 반면 장기채는 금리 상승 국면에서 원금 손실 가능성이 현저히 커집니다. 미국 국채가 '안전 자산'으로 불리는 건 채무불이행(디폴트) 위험이 없다는 의미이지, 가격 변동성이 낮거나 원금이 보장된다는 뜻이 아닙니다. 이 차이를 모르고 혼합형 ETF를 골랐다가는 저처럼 뒤늦게 "왜 이게 손실이지?" 하는 상황을 만날 수 있습니다.
지금 내 포트폴리오에 SCHD를 어떻게 적용할 것인가
점심시간에 구내식당 대신 밖에 나가 밥 한 끼 사먹으려 해도 만 원으로 턱없이 부족한 요즘, 매달 일정 금액을 꼬박꼬박 투자에 쏟아붓는 게 맞는 일인가 수십 번 고민했습니다. 그러면서 결국 다시 본론으로 돌아오게 됩니다. '어떻게 투자할 것인가'보다 '무엇으로 버텨낼 것인가'가 더 중요한 질문이라는 걸 올해 장세가 몸소 가르쳐줬습니다.
일반적으로 배당주는 수익률이 낮다고 알려져 있지만, 제 경험상 SCHD의 진짜 가치는 배당금이 아니라 기술주와의 상관관계(correlation)에 있습니다. 상관관계란 두 자산이 같은 방향으로 움직이는 정도를 나타내는 지표로, 상관관계가 낮을수록 한쪽이 떨어질 때 다른 쪽이 버텨주는 효과가 커집니다. SCHD와 나스닥 100은 같은 방향으로 움직이지 않는 구간이 분명히 존재하고, 바로 그 구간에 올해 제가 직접 들어와 있습니다.
최근 증시가 AI 기술의 단기 수익성 증명에 과민 반응하는 것처럼 보이기도 합니다. 인터넷 혁명이나 스마트폰 보급 초기에도 막대한 설비 투자(CAPEX, 자본 지출)가 먼저 쌓인 이후에야 진짜 현금 창출력이 드러났습니다. 여기서 CAPEX란 기업이 미래 수익을 위해 지금 쏟아붓는 설비·인프라 투자 비용을 의미합니다. 당장의 실적 숫자만 보고 패닉 셀(공황 매도)에 동참하기보다, 기업의 펀더멘탈(기초 체력)을 냉정하게 따져보는 안목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제가 지금 실제로 조정하고 있는 방향은 이렇습니다. 나스닥 ETF 비중을 일부 줄이는 대신 SCHD 또는 국내 상장 동일 기초지수 ETF를 5~10% 수준으로 편입하고, 혼합형 ETF를 쓴다면 장기채 혼합이 아닌 단기채 혼합으로 교체하는 것입니다. 특정 섹터에만 자산을 집중하는 리스크를 줄이고, 변동성이 극심한 장에서 멘탈과 계좌를 동시에 방어하는 구조를 만드는 게 지금 제 최우선 과제입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SCHD ETF, 지금 들어가도 늦은 건 아닌가요?
A. 일반적으로 반등 이후에는 "이미 올랐으니 늦었다"는 생각이 들기 마련인데, 저도 같은 고민을 했습니다. 다만 SCHD를 시세 차익 목적으로 접근하면 항상 타이밍이 어렵습니다. 기술주 약세 구간에서 포트폴리오를 방어하는 분산 도구로 포지셔닝한다면, 진입 시점보다 비중 조절이 더 중요한 변수입니다.
Q. SOL 미국배당미국채혼합50, 지금 손실 중인데 그냥 들고 있어야 하나요?
A. 이 상품의 부진은 주식 쪽이 아니라 미국 장기채(10년물 국채) 쪽에서 비롯된 것입니다. 향후 미국 장기 금리가 하락 전환된다면 채권 가격이 회복되면서 수익률이 개선될 여지가 있습니다. 다만 금리 방향에 확신이 없다면, 단기채 혼합형으로 갈아타는 것이 심리적으로도 안정적인 선택이 될 수 있습니다.
Q. 퇴직연금 계좌에서 SCHD 관련 ETF, 어떤 기준으로 고르면 되나요?
A. 퇴직연금에서 혼합형 ETF를 고를 때는 반드시 '어떤 채권이 섞여 있는지'를 확인해야 합니다. 단기채(초단기 국공채, 통안채 등) 혼합형은 금리 변동 영향이 작아 방어적 성격이 강하고, 장기채 혼합형은 금리 상승기에 추가 손실 위험이 있습니다. 채권 전망에 자신이 없다면 단기채 혼합형을 먼저 검토하는 것이 합리적입니다.
Q. SCHD를 포트폴리오에 몇 % 정도 담는 게 적당한가요?
A. 공격적인 성향의 투자자라도 5~10% 수준이 일반적으로 거론됩니다. 너무 많이 담으면 시장이 급반등할 때 수익을 크게 따라가지 못하는 단점이 있고, 너무 적으면 분산 효과 자체가 미미해집니다. 저는 전체 포트폴리오의 약 7~8% 수준을 목표로 조정 중입니다.
Q. 미국 국채가 안전 자산이라는데 왜 손실이 나는 건가요?
A. 미국 국채의 '안전 자산'이라는 의미는 채무불이행(디폴트) 위험이 없다는 뜻이지, 가격이 안 떨어진다는 의미가 아닙니다. 특히 장기채는 금리가 오르면 채권 가격이 반대로 크게 내려가는 구조입니다. 여기에 원달러 환율 변동에 따른 환차손까지 더해지면, 안전 자산인데도 상당한 손실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결론
매일 밤 미국장이 열릴 때마다 피곤한 몸을 이끌고 호가창을 들여다보던 제가 올해 배운 것은 결국 하나입니다. 포트폴리오는 수익을 극대화하는 도구가 아니라, 버텨낼 수 있는 구조를 만드는 일이라는 것입니다. SCHD는 시장을 이기는 ETF가 아닙니다. 하지만 기술주가 무너지는 구간에서 조용히 계좌를 받쳐주는 ETF라는 점은, 올해 장세가 직접 증명해줬습니다.
혼합형 ETF를 활용한다면 채권 종류 하나가 수익률을 완전히 갈라놓는다는 점을 꼭 기억해야 합니다. 장기채 혼합형인지 단기채 혼합형인지 확인하는 데 5분이면 충분합니다. 그 5분이 나중에 큰 차이를 만들 수 있습니다. 지금 포트폴리오를 점검하고 있다면, 채권 섹터 구성부터 다시 살펴보는 것을 권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