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스토리 뷰

솔직히 저는 한때 '고용이 좋으면 주식도 오른다'는 공식을 철석같이 믿었습니다. 그 믿음 덕분에 계좌가 반토막 난 적도 있습니다. 이번 나스닥 대폭락의 방아쇠를 당긴 것도 다름 아닌 '예상보다 너무 좋은' 고용 지표였습니다. 비농업 고용이 예상치(8만 5천 명)의 두 배를 훌쩍 넘는 17만 2천 명 증가를 기록했고, 시장은 이를 축제가 아닌 경보로 받아들였습니다.



고용 서프라이즈가 왜 악재가 되는 걸까요?

제가 처음 주식 투자를 시작했을 때, 고용 보고서(Employment Situation Summary)가 증시에 이렇게 결정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사실을 몰랐습니다. 여기서 고용 보고서란 미국 노동통계국(BLS)이 매월 첫 번째 금요일에 발표하는 지표로, 전월 비농업 부문의 신규 취업자 수와 실업률을 담고 있습니다. 연준(Fed)이 통화 정책을 결정하는 데 가장 중요하게 참조하는 데이터 중 하나입니다(출처: 미국 노동통계국(BLS)).

이번에 발표된 수치는 시장의 기대를 완전히 뒤집었습니다. 예상치의 두 배가 넘는 신규 취업자 수에, 3월과 4월 수치까지 상향 조정되면서 최근 3개월 기준으로 2년 만에 가장 강한 고용 흐름이 확인되었습니다. 문제는 이 '건강한 신호'가 연준에게 추가 금리 인상의 명분을 쥐여준다는 점입니다.

그 결과는 채권 시장에서 즉각적으로 나타났습니다. 2년물 국채 금리가 11bp(베이시스 포인트) 급등했는데, 여기서 베이시스 포인트(bp)란 금리 변화를 표현하는 단위로 1bp는 0.01%p를 의미합니다. 10년물 국채 금리도 6bp 상승했습니다. 국채 금리가 오른다는 것은 채권 가격이 떨어진다는 뜻이고, 동시에 기술주처럼 미래 이익을 현재 가치로 환산해 평가받는 성장주에게는 직격탄이 됩니다.

제가 처음 이 논리를 공부했을 때 정말 이해하기 어려웠던 부분이 바로 이것입니다. '경제가 튼튼한데 왜 주가가 떨어지지?' 지금 나스닥을 바라보며 같은 의문을 품고 계신 분들이 있다면, 제가 그 시절 겪은 혼란이 이해됩니다. 핵심은 지금의 시장이 경제 성장보다 유동성 축소, 즉 금리 인상을 더 두려워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시장이 연내 금리 인상 가능성을 어떻게 보고 있는지는 수치로도 확인됩니다. 10월 28일 FOMC 회의에서 금리를 올릴 확률이 52%에 달하고, 심지어 두 번 연속 인상(이른바 자이언트 스텝) 가능성을 11%의 시장 참여자들이 반영하고 있습니다. 여기서 FOMC(연방공개시장위원회)란 미국 연방준비제도의 통화 정책 결정 기구로, 기준 금리의 인상·동결·인하를 최종 결정하는 회의체입니다(출처: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 비농업 고용 증가: 예상 8만 5천 명 → 실제 17만 2천 명 (예상치의 약 2배)
  • 2년물 국채 금리 11bp 급등, 10년물 국채 금리 6bp 상승
  • 10월 FOMC 금리 인상 확률 52%, 자이언트 스텝 가능성 11%
  • 레저·숙박·제조업 고용 호조, 빅테크 섹터 감원으로 부진
요약: 예상을 두 배 웃도는 고용 서프라이즈가 연준의 금리 인상 명분을 강화하면서, 국채 금리 급등과 함께 나스닥 기술주 전반이 무너지는 아이러니한 대폭락이 발생했습니다.

 

지금 포트폴리오를 어떻게 가져가야 할까요?

제 경험상 이런 매크로 충격이 왔을 때 가장 위험한 행동은 두 가지입니다. 공황에 빠져 패닉셀을 하거나, 반대로 "이 정도면 저점이겠지"라는 근거 없는 낙관으로 성급하게 기술주를 매수하는 것입니다. 저는 초기 투자 시절 두 가지를 모두 해봤고, 둘 다 후회가 남았습니다.

이번 폭락에서 눈여겨볼 점은 섹터 간 차별화가 뚜렷하게 나타났다는 것입니다. 엔비디아, 오라클 같은 기술주가 크게 밀린 반면, 헬스케어와 소비재, 경기 방어주(Defensive Stock)는 상대적으로 선방했습니다. 경기 방어주란 경기 침체나 금리 상승 국면에서도 안정적인 수익을 유지하는 섹터로, 필수 소비재나 유틸리티, 헬스케어가 대표적입니다. 지금처럼 금리 인상 불확실성이 높은 국면에서는 이 섹터로의 비중 이동이 실질적인 손실 방어 전략이 될 수 있습니다.

여기에 더해 시장의 유동성을 추가로 압박할 요인들도 겹쳐 있습니다. 다음 주로 예정된 스페이스X의 IPO(기업공개)는 시장의 여유 자금을 대거 흡수할 가능성이 있고, 호르무즈 해협을 둘러싼 이란-미국 갈등이 지속되면서 국제 유가 불안과 물가 상승 압력도 꾸준히 쌓이고 있습니다. 오늘 한국 증시의 패닉적인 하락이 미국 개장 심리에 부정적으로 작용했다는 점도 무시하기 어렵습니다.

그렇다면 지금 당장 기술주를 전부 던져야 할까요? 저는 그렇게 보지 않습니다. AI 산업 자체의 펀더멘털이 훼손된 것은 아닙니다. 이번 하락의 원인이 AI 기업들의 실적 부진이나 기술 경쟁력 약화에 있는 게 아니라 순전히 매크로, 즉 금리 방향성 우려에 있기 때문입니다. 실제로 이번 폭락에서 AI 관련 직접적인 부정 뉴스는 거의 없었습니다.

제가 지금 취하고 있는 태도는 현금 비중을 다소 높여두고, 6월 16~17일로 예정된 FOMC 회의 결과를 먼저 확인하는 것입니다. 파월 의장이 단기 금리 인상을 단행할 가능성은 높지 않다고 보지만, 시장의 변동성(Volatility)이 잦아들 때까지는 확실한 실적과 현금 창출력을 갖춘 우량 기업을 선별하는 작업을 조용히 이어갈 생각입니다. 여기서 변동성이란 주가가 단기간에 급격하게 오르내리는 정도를 뜻하며, 불확실성이 클수록 변동성은 높아집니다.

요약: 지금은 기술주 저점 매수보다 경기 방어주 비중 조정과 현금 확보가 우선이며, FOMC 결과 확인 후 우량 기업 선별 전략이 현실적입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고용 지표가 좋으면 주식도 오르는 거 아닌가요?

A. 일반적으로는 맞는 말이지만, 지금처럼 인플레이션 억제가 최우선인 시기에는 정반대로 작동합니다. 고용이 너무 강하면 연준이 금리를 더 올릴 명분이 생기고, 금리 인상 우려가 주가 하락 압력으로 이어집니다. 제가 처음 이 원리를 배울 때 가장 헷갈렸던 부분이기도 합니다.

 

Q. 나스닥이 특히 많이 떨어지는 이유가 뭔가요?

A. 나스닥은 엔비디아, 오라클 같은 기술주 비중이 높습니다. 기술주는 미래의 이익을 현재 가치로 할인해 평가하는 특성상 금리에 매우 민감합니다. 금리가 오르면 미래 이익의 현재 가치가 줄어드는 구조이기 때문에, 금리 인상 우려가 커질수록 나스닥이 더 크게 흔들리는 것입니다.

 

Q. 지금 나스닥 저점 매수해도 될까요?

A. 6월 FOMC 결과가 나오기 전까지는 섣부른 저점 매수보다 관망이 낫다고 봅니다. 금리 인상 가능성이 52%에 달하는 상황에서 추가 하락 리스크가 남아 있습니다. 단, AI 산업의 성장성 자체가 훼손된 건 아니므로 FOMC 이후 변동성이 진정되면 실적이 뒷받침되는 우량 기업 위주로 조심스럽게 접근하는 전략이 유효해 보입니다.

 

Q. 경기 방어주로는 어떤 섹터를 봐야 하나요?

A. 헬스케어, 필수 소비재(생필품), 유틸리티(전기·수도 등 기간산업)가 대표적입니다. 이번 폭락에서도 이 섹터들은 기술주 대비 하락폭이 제한적이었습니다. 금리 인상 우려가 지속되는 국면에서는 포트폴리오의 일부를 이 섹터로 분산해 두는 것이 리스크 관리에 도움이 됩니다.

 

Q. FOMC 회의가 그렇게 중요한 건가요?

A. 지금 시장이 가장 두려워하는 것이 '다음 금리 인상이 언제 오느냐'이기 때문에, 6월 16~17일 FOMC 결과는 단기 시장 방향의 분수령이 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파월 의장의 발언 하나하나가 시장에 즉각적인 파장을 일으킬 수 있으므로, 이 일정만큼은 미리 체크해 두시는 것이 좋습니다.

 

결론

이번 나스닥 대폭락은 단순한 기술주 조정이 아닙니다. 고용 서프라이즈 → 금리 인상 우려 → 국채 금리 급등 → 성장주 매도라는 연쇄 고리가 작동한 전형적인 매크로 충격입니다. 제가 몇 년 전 계좌 반토막을 경험하며 배운 것이 바로 이 흐름이었습니다. 개별 기업의 펀더멘털이 아무리 좋아도, 금리라는 큰 물줄기가 바뀌면 단기적으로는 속수무책이 될 수 있습니다.

지금 당장 해볼 만한 것은 포트폴리오 내 기술주 비중을 점검하고, 현금이나 경기 방어주로 일부 균형을 맞추는 일입니다. 그리고 6월 FOMC 결과를 차분히 기다리는 것이 지금 시장에서 제가 선택할 수 있는 가장 이성적인 태도라고 생각합니다. 단기 변동성에 흔들려 섣불리 움직이기보다, 안전벨트를 단단히 매고 기다리는 것이 오히려 더 나은 수익으로 돌아올 것입니다.

참고: https://www.youtube.com/watch?v=n8aPEV40uo0